정부가 2025년부터 새로운 형태의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을 시작합니다.
이는 인구감소와 고령화로 소멸 위기에 놓인 농어촌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국가 차원의 실험적 정책으로, 일정한 소득을 소득 기준이나 연령 제한 없이 모든 주민에게 지급하는 제도입니다.
이 글에서는 농어촌 기본소득 제도의 배경부터, 지급 구조, 선정 지역, 기대 효과, 그리고 논란과 과제까지 한눈에 정리해드립니다.
농어촌 기본소득이란 무엇인가?
농어촌 기본소득은 말 그대로 농어촌에 거주하는 모든 주민에게 매달 일정 금액의 기본소득을 지급하는 정책입니다.
기존 복지제도와 달리 소득 수준이나 재산, 나이 등에 상관없이 ‘해당 지역에 거주하는 것’만으로 지급 자격을 얻는 것이 특징입니다.
이 정책의 핵심 목표는 세 가지입니다.
- 지역경제 활성화 – 지역상품권 형태로 지급해 소비가 다시 지역 내에서 순환되도록 설계했습니다.
- 인구 감소 완화 – 농촌에 거주하면 일정한 경제적 혜택이 주어지므로, 이주와 정착을 유도하는 효과가 기대됩니다.
- 공동체 회복 – 정기적인 기본소득 지급을 통해 주민 간 신뢰와 참여를 확대하고 지역 공동체의 연대를 강화하는 것입니다.
정부는 이를 단순한 복지 지원이 아니라, 농촌 생존 전략이자 인구정책으로 보고 있습니다.
시행 배경과 필요성
우리나라 농촌 지역은 인구 감소율과 고령화 속도가 전국 평균보다 훨씬 빠릅니다.
청년층의 도시 유출, 일자리 부족, 고령층 중심의 경제 구조가 겹치면서 ‘소멸 위험 지역’으로 분류된 지자체가 해마다 늘고 있습니다.
특히 농촌 지역의 인구 감소는 단순히 사람 수의 문제가 아니라,
학교 폐교 → 상권 붕괴 → 의료·복지 인프라 축소 → 추가 인구 유출이라는 악순환의 고리를 만들어냅니다.
정부는 이런 악순환을 끊기 위해, 농어촌 주민에게 직접적인 현금성 지원을 도입하기로 했습니다.
기본소득을 통해 농촌에 사는 것만으로도 생활의 안정감을 느끼게 하고, 지역 내 소비를 촉진해 경제를 선순환시키는 것이 목표입니다.
지급 구조 및 금액
시범사업의 지급 금액은 1인당 월 15만 원입니다.
지급 형태는 지역 내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지역사랑상품권이며, 이를 통해 지급된 재원이 다시 지역 상권으로 흘러가게 됩니다.
즉, 외부로 빠져나가는 현금이 아니라 지역 내 순환 구조를 만드는 지역경제형 기본소득이라 할 수 있습니다.
- 1인 가구 : 월 15만 원
- 4인 가구 : 월 60만 원
- 지급 기간 : 2026년 초부터 2027년 말까지 2년간
해당 기간 동안 지역 주민들은 자동으로 지급 대상이 되며, 별도의 신청 절차 없이 지역 거주 여부를 기준으로 수령하게 됩니다.
시범사업 선정 지역
정부는 전국 인구감소지역 중에서 총 7개 군을 시범사업 지역으로 선정했습니다.
- 경기 연천군
- 강원 정선군
- 충남 청양군
- 전북 순창군
- 전남 신안군
- 경북 영양군
- 경남 남해군
이 지역들은 인구소멸위험지수, 지역균형발전계획, 재정자립도, 추진 의지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선정되었습니다.
특히 신안군은 ‘지역 재원 창출형 모델’로 분류되어,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수익을 기본소득 재원으로 활용하는 시도를 병행합니다.
이처럼 지역별 특성을 살려 다양한 모델을 실험하는 것이 이번 시범사업의 핵심이라 할 수 있습니다.
재정 구조와 예산 규모
이번 시범사업에는 2년간 약 8,867억 원이 투입됩니다.
그중 국비는 약 40% 수준인 3,200억 원대이며, 나머지 60%는 지방자치단체가 부담해야 합니다.
- 총 사업비: 약 8,867억 원
- 국비 지원: 약 40% (약 3,278억 원)
- 지방비 부담: 약 60% (약 5,589억 원)
문제는 이 지방비 부담이 광역(도)과 기초(군)으로 나뉘는데, 현실적으로 기초 지자체의 부담이 훨씬 크다는 점입니다.
재정자립도가 낮은 지자체의 경우, 자체 세입이 적어 기본소득 지급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우려가 있습니다.
일부 지역은 광역 30%·기초 70%로 나눠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어 장기적 재정 건전성이 주요 논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농어촌 기본소득이 기대되는 효과
- 지역경제 활성화소상공인 매출 증가, 상권 활성화, 지역화폐 순환 등 다양한 경제 효과가 예상됩니다.
- 매달 지역상품권이 지급되면 소비가 지역 내에서 이뤄집니다.
- 인구 유지 및 정착 유도특히 청년층의 귀농·귀촌을 유도하고, 고령층의 생계안정에도 기여할 수 있습니다.
- 일정 소득이 보장되면 농촌 거주에 대한 심리적 안정감이 생깁니다.
- 공동체 강화마을 단위의 공동체 회복에 긍정적 영향을 줍니다.
- 정기적인 기본소득은 지역 주민 간의 연대감을 강화하고,
- 정책 실험을 통한 데이터 확보
- 2년간의 시범사업을 통해 실제 효과, 재정지속성, 만족도, 인구변화 등을 체계적으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논란과 과제
정책의 취지는 좋지만 몇 가지 현실적인 과제가 있습니다.
- 예비타당성 조사 생략 논란충분한 검토 없이 추진된 점이 비판을 받는 이유입니다.
- 통상 300억 원 이상의 국가사업은 예비타당성 조사를 거쳐야 하지만, 이번 사업은 이를 면제받았습니다.
- 지방재정 부담 가중실제 시범지역의 평균 재정자립도는 16% 수준으로, 장기적 지속 가능성이 관건입니다.
- 국비 지원이 절반에도 못 미치기 때문에 재정자립도가 낮은 농촌 지자체에는 큰 부담이 됩니다.
- 정책 효과 불확실성단순 소비 촉진에 그치지 않고, 자립적 경제 구조로 이어지기 위한 세부 계획이 필요합니다.
- 기본소득이 실제로 인구 증가나 지역경제 회복으로 이어질지 여부는 미지수입니다.
- 전국 확대 시 재정 문제이를 지속적으로 감당할 수 있을지, 장기 재정 전략이 필요합니다.
- 만약 전국 인구소멸지역으로 확산될 경우 연간 수조 원의 예산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향후 추진 일정과 정부 계획
시범사업은 2026년 초 시작되어 2027년 말까지 2년간 진행됩니다.
사업 종료 후에는 성과평가 및 주민 만족도 조사를 통해 본사업 전환 여부를 검토할 예정입니다.
평가 항목에는
- 지역경제 파급효과
- 공동체 활성화 정도
- 인구 정착률 변화
- 정책 만족도 등이 포함될 계획입니다.
정부는 이번 시범사업을 통해 축적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지속가능한 농어촌 기본소득 모델을 개발하고
향후 인구소멸위기지역 전반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결론 – 복지냐, 투자냐
농어촌 기본소득은 단순히 돈을 나눠주는 복지 정책이 아닙니다.
이는 농촌을 다시 살리기 위한 지역경제 재생 실험이자 사회적 투자입니다.
지속적인 재정지원과 정책적 보완이 병행된다면, 이번 시범사업은 농촌의 인구 유입과 경제 회복의 전환점이 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재정 기반이 부족한 지자체에 과도한 부담만 남는다면, 정책의 지속성은 위태로워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중요한 것은 ‘돈을 주는 방식’이 아니라 그 돈이 지역을 어떻게 변화시키느냐입니다.
지역주민의 참여, 지역 내 순환경제 구축, 자립 가능한 재원 마련이 병행되어야만 농어촌 기본소득이 진정한 성공 모델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입니다.